조용하고 운치있는 카페에서 향긋한 차 한잔을
지금은 이사를 갔지만, 한성대입구역에 친구가 살았습니다. 친구와 저는, 둘다 카페인에 취약해서, 평일 저녁에 만나게 되면 커피를 마실 수 없는 몸을 지니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던 평일 저녁의 어느날, 좋은 카페를 많이 알고 있는 친구가 '성북동 연우재' 라는 곳으로 저를 데려가 주었습니다. 성북동 연우재는 한옥으로 되어있고 벽에 작품이 걸려있어 갤러리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뭔가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 좋아할 것같은 그런 느낌을 가진 곳이지요. 그리고 공간 분리가 잘되어 있고 뭔가 메인이 되는 중앙의 공간에는 식물들이 심겨져 있어(진짜였는지 가짜였는지 생각이 안나네요 ㅎㅎ) 자연친화적인 느낌이 들기도합니다(너무나도 제 스타일입니다).
참 신기한 것이, 이 카페는 제 친구를 많이 닮아 있는것 같습니다. 뭐랄까요. 자연과 어우러진 전통적인 모습에 모던함과 세련미를 잘 갖췄다고나할까요? 가끔 지인들이 추천해주는 카페를 가게되면, 카페에서 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곳을 추천해준 그 사람의 취향과 스타일에 대해서 좀더 이해를하게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그 무엇을, 꼭 경험하지는 않게 되더라도, 사이트 등에 들어가서 조금이라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튼, 이곳에 앉아서 향긋한 차 한잔을 마시며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은, 그 자체로 힐링타임이었습니다. 저녁시간대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고 조용해서 좋았고, 오시는 손님들을 보니 약간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좋아하시는 공간 같기도 했습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그 시간대에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꽤 계셨던 기억이납니다.

피치우롱과 망고멜랑 그리고 레몬 치즈케이크
친구는 피치우롱 그리고 저는 망고멜랑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향긋하고 맛도 좋아서 놀랐습니다. 보통 밖에서 커피를 마시게 되면, 살찔것 같은 종류의 커피나 음료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런 차종류가 맛있게 느껴져서 스스로에게 조금은 놀랐습니다. 연우재는, 밖에서 사마시는 차 중에 향긋하고 맛 좋은 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준 곳입니다.
차만 마시면 서운할 것 같아서, 레몬 치즈케이크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빛깔이 참 고왔어요. 특히 어두운 남색 접시와 색감이 대비되어 그 연노랑의 색상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찻잔도 예쁘고 담겨나오는 쟁반도 그리고 접시도 이곳과 참 잘어울렸어요.


친구는 이사갔지만, 연우재는 남아있어요
직장을 옮긴 친구는 한성대입구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습니다. 친구가 처음 이곳으로 오던 날도 저와 함께였는데 마지막으로 떠나는 날(정확하게는 떠나기 바로 전날이지만요)까지도 함께했습니다. 친구가 떠나니, 앞으로 이곳에 다시 오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이 근처에 약속이 있거나 볼일이 생겨 오게 되면 아마도 연우재에 또 가게 될것같아요. 다시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 친구와 함께 앉았던 자리와 마셨던 음료가 추억처럼 떠오르고 또다시 선명해질 것 같습니다.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던 곳인데, 더이상 친구가 그 지역에 안산다는 사실은 왠지 마음 한구석을 쓸쓸하게 만드는 것같습니다(제 친구 건강하게 잘있어요 어디 사라진거 아닙니다ㅎㅎ). 하지만, 친구가 새로 이사간 지역에 놀러가게 되면, 또 저를 좋은 카페로 데려가 줄거예요. 그 친구라면요.
아무튼, 성북동 연우재는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제 마음에 쏙 들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커피는 마셔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차는 정말 맛있습니다. 분위기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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