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츠키와 메이, 토토로를 만나다
사츠키와 메이는 아빠와 함께 시골집으로 이사를 옵니다. 아이들은 시골집을 도깨비집 또는 귀신집이라고 부르며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사츠키와 메이는 시골집에서 마쿠로 쿠로스케라는 먼지들과 도토리를 발견하며 즐거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츠키는 학교에 가고 아빠는 집에서 글을 쓰고 있을 때, 혼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메이는 토토로의 작은 친구들을 발견하곤 냅다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작은 친구들을 영차영차 열심히 따라가는 메이는 큰 나무에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 있던 구멍 속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토토로를 만나게됩니다. 토토로의 배 위에서 잠들었던 메이는 깨고 나니 땅바닥에서 자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와 사츠키가 메이를 발견하게 되지요. 메이는 토토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토토로를 만났던 것을 증명하기 위해 토토로를 만났던 길을 오고 가지만, 결국 찾을 수가 없습니다. 사츠키는 메이의 이야기를 듣곤 토토로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비가 오던 날, 아빠를 마중 나갔던 사츠키와 메이는 정류장에서 아빠를 한참 기다립니다. 평소보다 늦는 아빠를 기다리던 그때 사츠키와 메이는 토토로를 만나게 됩니다. 아빠의 우산을 받은 토토로는 아이들에게 선물꾸러미를 주고는 고양이 버스를 타고 사라집니다. 비는 어느덧 그치고 토토로를 만나서 가뜩이나 기쁜 아이들은 아빠를 만나자 더욱 기뻐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말에 집에 오기로 했던 엄마가 병원에서 나오지 못할 거란 소식을 듣자 아이들은 걱정하고 슬퍼합니다. 어린 메이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데, 언니인 사츠키는 그런 메이가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아이들은 서로 싸우고 어린 메이는 엄마에게 가려고 병원에 가다 그만 길을 잃습니다. 사츠키는 메이를 찾기 위해 온 동네를 다 돌아다지만, 메이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사츠키는 토토로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합니다.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즐거움
토토로를 보면서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언니가 하는 건 뭐든 따라 하려고 하는 동생의 모습과 언니네 학교에 따라가는 것 그리고 언니 친구네 집에 같이 놀러가는 것도 저의 어린 시절과 너무 닮아있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저는 동생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동생의 입장이 이해가 많이 갔습니다.
또 특별히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남자아이 콘타가 쑥스러워서 사츠키를 싫어하는 척하다가 나중에는 친해지는 부분입니다. 왜 남자아이들은 쑥스러우면 여자아이를 싫어하는 척하는 걸까요? 최근에 저도 알고 있는 꼬맹이 친구 한 명이 여자 아이가 싫다고 해서 속으로 웃었던 게 생각이 납니다. 결국엔 잘 놀 거면서 말이죠.
또 재미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츠키와 메이는 무서울 것 같을 때 먼저 '와!' 하고 소리를 지릅니다. 무서우니까 괜히 먼저 '와!'하고 소리를 지르는 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가서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들 목청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지만 친구들을 만나기가 무척 쉬웠습니다. 동네 친구들 집에 가서, '누구야~ 노올자~' 라고 외치면, 친구들이 나와서 함께 놀았고 또 친구가 집에 없으면 다른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나이 차이가 나지만 동네 언니나 오빠들을 그냥 따라다녔고 서로 대화를 딱히 하지 않아도 무리지어 다니면서 산으로 냇가로 같이 돌아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향인인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는데도 어렸을 때는 너무 자연스러웠던 것이었죠.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서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참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이걸 기가막히게 잘 표현해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이 존경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꼬맹이들을 주기적으로 보지만 그 어린 시절의 감성을 다 잃어버린 어른이 된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린이들이 보는 상상의 세계
어린 시절의 저도 사실은 꽤 상상을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몇가지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는데요. 먼저 어린 시절 제 눈에는 주황색 지렁이가 자주 보이곤 했습니다(논리성이 결여된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걸 주황색 지렁이라고 저는 불렀는데, 밤에 잠이 안 올때 눈을 뜨고 있으면 깜깜한 방 속에서 제 눈앞에 주황색 지렁이들이 꿈틀대곤 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매우 환상적인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는데요. 역시 깜깜한 밤에 가족들이 모두 잠들었을때, 제 눈앞에는 보라색 꽃잎들이 휘날렸던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싶은데, 정말 그랬답니다.
그러니 아이들의 말은 생각보다 말이 안 되는 말일지라도 믿어 줘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본 것이 스스로 만들어낸 환영일지라도, 실제로 본 것일 테니까요.
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가끔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펼쳐졌던 적이 있으셨나요? <이웃집 토토로>를 보며 잠깐 그 시절로 돌아가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생각보다 스스로가 귀엽고 멋지게 느껴질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이웃집 토토로>의 리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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